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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홍콩 변호사의 법률칼럼] 21. 타인을 구조할 의무 및 책임

작성자
Kim & Company, Solicitors
작성일
2020-01-06 18:05
조회
84
횡단보도를 건너던 철수는 바로 앞에서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충돌사고를 목격하였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의식을 잃은 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헬멧이 사고 충격으로 벗겨진 상태로써 상당히 심각해 보였다. 자동차 운전자는 의식이 있었지만 많이 놀란 듯 차에서 내리지 않고 울고 있었으며 역시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도로에는 철수 외에도 행인 A, B 가 있었는데 A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사고현장을 자신의 핸드폰에 담고 있었으며 철수와 B 는 함께 도로 중앙에 누워있는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어올려 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인도 방향으로 이송하던 중 실수로 오토바이 운전자의 상체를 놓치는 바람에 오토바이 운전자를 떨어트렸고 그의 머리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사고조사를 하던 경찰은 A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정작 철수와 B에게는 법적인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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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더라도 부상자를 도우려던 선의의 철수와 B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오히려 일분 일초를 다투는 사고현장에서 구조는 커녕 핸드폰으로 촬영에 몰두하던 A에게 도덕적인 책임을 넘어 법적으로도 무언가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반문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홍콩에는 위 상황에서 철수와 B를 구제할 법적인 안정장치가 존재하지 않으며 동시에 A와 같은 도덕적 해이자를 처벌할 제도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실정이다.
몇몇 국가에서는 철수와 B 같이 자발적으로 구조에 참여하는 사람 (Voluntary Rescuer)에 대해서 구조과정에서 발생될 수 있는 사고나 잘못에 대해 법적 책임을 면제시켜주는 법령이 있지만 홍콩에서는 아직 이런 법령이 제정되어 있지 않다. 선한 사마리안인의 법 (Good Samaritans Law)으로 불리는 이런 법령의 주된 목적은 타인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책임으로부터 구조자를 보호해 줌으로써 곤경에 처한 타인을 적극적으로 구조할 수 있는 법적인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일부 대륙법 체계의 국가에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범위를 구조자에 대한 면책을 넘어서 A와 같이 구조를 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제도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법령을 제정하려는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 입법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